공미포 2630자 ※마지막 시험 내용이 영화와 다릅니다. 해리의 닫힌 눈꺼풀 안에서 에그시가 란슬롯 후보 최후의 두 명 중 하나로 정해지고, 우열을 가리기 위해 임무에 투입되었던 그 시간은 여태 선명했다. 이제부터는 실전이라던 멀린의 경고대로, 어쩌면 위험할 수도 있던 임무에서 에그시와 다른 후보는 고군분투했다. 타겟은 만만치 않았고 이미 방해를 예상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는지 비상벨이 울리고 무장한 남자들이 들이닥쳤다. 그 결과 기어코 그들이 준비했던 무기를 기어코 쓸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이 오자, 지켜보던 해리는 내색할 수 없는 초조함을 느꼈다. 에그시의 부친 역시 같은 과정을 겪는 걸 보았던 탓일까. 지난날 자신의 과오가 겹쳐 보였다. 확신과 비슷한 기묘한 예감에 해리는 돌연 불안해졌다. 감정에 따라 ..
공미포 2748자※마지막 시험 내용이 영화와 다릅니다. 해리 하트는 가을을 닮은 남자였다. 그의 정열은 특정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대개 갈무리되어 드러나지 않았다. 해리라는 남자가 무미건조하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전설 속 기사의 이름을 칭호로 받을 무렵부터 그의 동료들은 우아한 태도와 신랄한 혀, 태연하게 상대를 엿 먹일 수 있는 그의 능력에 고개를 흔들었다. 또한 그들이 입을 모아 동의한 점이 한 가지 있었다. 해리 하트라는 인간의 불꽃은 난장판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깨지고 부서지는, 곱게 자리한 무엇이 산산조각이 나는 곳에서 그는 타올랐다. 그러나 다행히도, 해리의 동료들 및 주변 사람들은 그가 업적을 쌓아나가 입지를 단단히 하게 될 즈음에 이르러서야, 그의 더러운 성질머리가 많이 ..